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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라이프의 희망여행

나를 만들다

용용아리 2025. 3. 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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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꼭 자신의 흔적을 남겨야 하는 것은 아닐진대 우리는 현재의 자신보다는 나중에 남겨질 자신의 흔적을 만드느라 분주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함께 사는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의식하지 못한 채 흘려보내고 있는 시간들 속에서 그나마 후회하고 반성하며 방향을 잡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결국엔 타인에게 보여줄 자신의 신분을 높이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 그렇게 해서 남겨진 나의 흔적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추억?'
새해가 밝아온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월을 출발하여 봄으로의 향연을 준비하고 있다. 차가운 겨울날씨만큼이나 얼어붙었던 마음의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새로움을 찾아 자신의 맵시를 뽐내기 위한 준비들을 하고 있다. 그 준비 과정의 주체를 이제는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나의 모습들과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모습들의 주체는 과연 누구였던가? 나의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안에 정체되어 있는 의미와 가치는 나의 시선이 아니었다. 의식하지 않는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 주체가 내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 때문에라도 힘을 잃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이제는 자신의 신분을 찾아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나의 신분은 타인이 붙여준 시선의 이름이다. 그래서 나의 신분은 타의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우리의 삶을 향한 움직임은 타인의 시선 안에 들어가기 위한 것이었다. 지하보도에 깡통을 앞에 놓고 앉아있는 사람을 세인들은 거지라는 신분의 시선을 보낸다. 외제 승용차를 타고 고급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에겐 사장님이나 회장님의 이름을 지어준다. 나의 행동하는 모습이 그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에 따라 정해지는 신분은 달라진다. 하여 자신의 보여지는 모습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설사 그것이 가식적이라 할지라도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나도 은연중에 다른 사람들의 신분을 정해주고다. 나의 시선이 느끼는 정도에 따라 그에 맞은 계급을 지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시선을 받는 사람 또한 자신의 신분을 높이기 위한 가식적인 행동을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이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차 자연인이나 초월자 라는 신분을 부여하고 있다.
신분이란 개인이 속한 사회에서 가지는 지위나 위치를 말한다. 이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요소에 의해 형성되기도 하고 출생이나 교육의 정도나 직업등 사회적 관계속에서도 형성된다. 이러한 신분은 하나로 정의 되지 않는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그 위치도 달라진다. 직장에서의 신분은 가정에서의 신분과는 다르다. 사회적 환경에서 주어지는 신분과 문화적 환경에서 주어지는 신분도 다르다. 삶 속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따라 주변에서 주어지는 신분에 우리는 오늘도 일희일비하고 있다. 우리는 신분에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어떤 신분으로 어떤 삶을 살아간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자족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금 위치한 신분의 높이가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속에서 받게 되는 타인이 주는 나의 신분의 명함에 두려움을 느낀다. 어제의 높은 신분이 하루아침에 백수의 신분이 되었다는 상실감을 감내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지금을 붙잡고 있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급하게 서둘러서 의도치 않는 다른 신분을 획득하기 위한 실수도 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자신만의 직위를 부여하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까지 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기 위한 자기 계발의 노력을 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 나의 신분은 작가이다. 작은 회사이지만 거대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나의 신분은 CEO이다. 그리고 예비 성공한 사람이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학습과 경험 획득을 위한 도전을 통하여 신분을 높일 수 있다. 경제적 자유획득을 통한 신분상승만이 정답은 아니다. 사회적인 문제해결에 적극 참여하고 공동체 발전을 위한 행위로 존경과 인정을 받는 것도 자신의 신분을 높이는 것이다. 폭넓은 인간관계 속에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끊임없는 자기 계발의 노력으로 성장과 발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신분상승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자신이 불려지는 이름에 따라 신분이 정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그에 따라 행동함으로써 자신의 가치관과 타인의 시선이 하나를 이루어 불려지는 이름이 우리가 원하는 신분이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작가이다. 식사를 준비하던 아침에는 요리사였다. 이 글을 마치고 나는 운동하는 사람으로 신분을 바꾸러 헬스장에 갈 것이다. 그리고 돌아와 책을 읽는 독서가가 될 것이다. 우리의 신분은 우리가 움직이는 순간마다 달라진다. 다만 그 순간에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 신분의 높낮이는 달라진다. 신분이 높거나 낮더라도 다 내가 보유한 신분이다. 신분에 맞는 행동을 할 것인지 아니면 나의 행동으로 신분을 바꿀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그동안 타인이 주어진 신분으로 살아가다 보니 나의 신분을 잊어버렸다. 타인의 시선을 벗어날 수 있는 용기는 자기 계발의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게 벗어버린 안경을 깨끗이 닦아내고 나만의 시선으로 나의 신분을 세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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