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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모였다.

용용아리 2024. 2.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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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내가 선택한 자리다

엊그제 두드림에서 나를 알아가기 위한 노력과 함께 나하고의 관계 향상을 위하여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학습이나 배움을 통한 노력으로 독서나 글쓰기 자기 명상 등의 자기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한 바가 있다. 세상을 혼자서만 살아갈 수 있다면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그저 생명의 연장만을 위한 조그마한 노력만 있으면 될 것이다. 하지만 공동체 생활 속에서 경쟁의 전쟁을 치르는 과정 속에서 혼자만 낙오되지 않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음에 오늘도 고민의 공장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껏 수많은 두드림을 하면서도 정작 나 혼자만의 사상 속에서 발현하는 고뇌에 갇혀 있었구나를 느끼는 순간이 오늘이었다. 나 혼자서 바르게 살아서 성공의 언덕에 도달하기 위한 달리기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 혼자가 아님을 알았어야 했고 나의 잣대만을 들이대고 나를 위한 몸부림만 하고 있을 때 배우자나 자녀들이 함께하고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어쩌다 가족을 이룬 것이 아니라 의도한 삶의 과정 속에서 계획했던 것이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져야 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나아닌 나를 만들어 놓고 방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아직도 나의 길을 찾고 있었지만 내 뒤에 가족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어느새 성인으로 자라나서 자기의 길을 가겠노라 선언을 하지만 그 결정에 묵묵히 바라만 보았을 뿐 방법을 제시해 주지는 못했다. 부모로서 가장으로서 갖는 권위를 발휘하지도 않았지만 그들의 진로에 대하여 강압하지도 않았다. 지난후에 돌아보니 항상 흔들리는 요람에 누워있을 것 같았던 자녀들이 넓은 어깨로 부모를 감싸줄 수 있는 날갯짓을 하고 있는 것을 볼 때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두아들 녀석과 술자리를 하는 동안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왔고 녀석들의 입에서 나오는 속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사고무친 낯선 곳에서의 생활 탓에 부모로서 다하지 못한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녀석들은 부모의 삶을 지켜보면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길렀던 것이다. 물질적 빈곤함은 못느꼈으리라 생각했지만 녀석들은 부모의 열심히 사는 모습에서 절제함을 길렀고 말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교훈을 배웠다고 말한다.

자녀교육에 가장 좋은 것은 부모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어느 책에 선가 본듯하다. 보기는 했지만 어디 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인가? 아무리 녀석들의 입에서 그런말들이 나온다고 하여도 부모로서의 미안함은 더 커져만 가는 게 사실이다. 그저 자녀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자라준 녀석들에게 바라는 바가 더 생기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자녀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가지는 마음은 위로와 격려 사랑과 보살핌을 담은 특별한 감정이 있음에도 그저 당장의 현실을 수습하느라 여념이 없었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우리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자 가장 큰 행복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자녀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자니 특별한 것이 생각나지 않지만 녀석들은 자기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 부모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것을 보면서 더욱 힘을 내야겠구나를 다짐하게 된다. 이제는 부모의 도움 없이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구나! 이제는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겠구나!를 생각하니 나의 존재감이 없어짐을 느끼는 것은 또 무슨 이유일까! 그렇다고 내가 자식들을 위하여 내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살아왔다고 할 수도 없다.그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자신의 힘으로 성취한 것을 부모덕으로 돌릴 수는 없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들이 노력하고 성취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더욱 느끼지만 딱 거기까지인 것 같다. 나머지는 오롯이 그들이 헤쳐 나가야 한다.

지난 과거를 논하지 말고 앞으로를 이야기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자. 될수 있으면 많은 대화와 소통의 시간에 투자하고 잘하겠지만 그래도 관찰과 그들의 일상에 참여해 보도록 하자. 먼저 살아온 경험과 새로운 그들의 시대에 맞는 배움을 실천하고 그것을 응원해 주도록 하자.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이 앞으로 겪을 것들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노하우를 물려주자.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해 주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너는 할 수 있다는 것을 세뇌시켜 주자. 실패와 어려움이 있을 것임을 암시해주고 그때가 도달했을 때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인도해 주자. 행복하고 안락한 환경에서 자라며 즐겁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들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긍정적인 가정 분위기와 소통을 유지함으로써 그들이 쉼과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놓고 기다려 보자.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회적으로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의견과 선택을 존중하고 자기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기회를 제공해 주며 실패와 실수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자.

우리가 일부러 원해서 부모라는 지위를 얻은 것은 아니지만 이미 부여받은 부모라는 존재는 자녀의 주요한 영향력과 지원 체계를 제공하며 그들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사랑과 관심 지도와 가이드 교육과 가르침을 통하여 그들이 스스로 영감을 받고 따르고 싶은 모델이 되어 주는 것이다. 격려와 지지를 통해 자신감을 키워주고 종국에는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주어야 한다. 이제는 그들이 그들의 모든행위에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자율적인 권한을 이양함으로써 실현케 하고 다양한 경험 제공함으로써 실패했을 때의 대비책을 일러주고 소통과 대화를 통하여 당신은 자녀의 긍정적인 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존중의 감정을 강화시켜주는 것임을 알고 있다.

큰아들 녀석이 밝고 명량하게 자라주어서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임용고시에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이것이 부모라는 역할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라고 생각 하다가도 이제 내 품을 떠나겠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빠로서 충분히 기쁨의 술한잔을 하게 만드는 사건이기도 하였다. 하염없이 기쁘지만 그동안의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쿨한척 하면서도 어쩔 땐 방치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녀석들을 믿었다. 그 근간이 나는 성실하게 살아왔고 녀석들은 그것을 보았고 이보다 더 좋은 훈육이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결과론적이지만 내 방식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음을 아들이 증명해 보여주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분명 나의 노력이 아닌 녀석의 결과이지만 기쁨은 아들과 같다.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할 자식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길을 안내해 주어야 하지만 강압적인 답습의 그물보다는 고기 잡는 기술을 전수해 줌으로써 스스로 길을 찾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이제는 사회인으로서 세상에 당당하게 설 아들이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덜 힘든길 을 가겠구나에 위로를 받아본다. 이제는 품 안에서 놓아주어야 한다. 그렇게 내가 아닌 또하나의 나를 세상에 올려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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