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라이프의 희망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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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후에 오는 정체

세컨드 라이프의 희망여행 2025. 4. 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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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마다 같은 시간에 출근하여 같은 사람들하고 부대끼면서 일을 하는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성공의 길은 다른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업무시간에는 직원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했고 밤이면 먹이를 찾아 밤거리를 배회해야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마음에도 없는 가식을 세상에 뿌리고 다녔었다. 가족보다도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도 나의 성장을 방해하는  경쟁자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의 구현에만 나의 열정을 바치고 있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직장의 물결도 바뀌어 가고 그렇게 빈자리의 높은 계급을 쟁취하기 위한 경쟁을 선의의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곳이 세상이라 것도 알게 되었다. 계급은 계급일 뿐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위치라면 괜찮다는 자위를 하면서 조직내의 수장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하였지만 이것이 내 인생의 화근이 될 줄은 몰랐다.

조직의 살림을 도맡아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의식해야 했지만 한순간의 방심으로 조직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절차상의 하자를 따지기 이전에 스스로가 점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도의적 책임감이 더 크게 밀려왔고 나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그래서 전혀 준비되지 않았던 제2의 인생을 살아가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그동안에도 크고 작은 위기의 순간들은 있었지만 책임감의 수위가 높지 않았던 지위에 있었고 그래서 감내해야 하는 업무의 막중함도 그리 높지 않았던 것이었다. 결과론 적이지만 '만약에'라는 단어를 대입해 볼 수 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후회의 상실감이 밀려왔지만 현실은 방황의 시간을 준비해야 했다. 그것도 당장에.

사회적 구조의 영향으로 정년이라는 단계를 거치거나 자의적인 의사로 다른 삶을 기획했다면 방황을 하지 않았을까? 도 생각해 보았지만 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성찰의 방황은 감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불아하기도 한 여러 가지 감정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하는 마음 자체도 들지 않았다. 스스로를 비난하게 되고 외부의 시선이 두려워 숨을 곳을 찾게 되고 터져버릴 것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심지어 가족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당시는 내 인생에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되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원했던 장기 휴가를 얻었지만 칼솟을 잃은 발걸음은 무거웠고 한낮의 햇살은 야속하기만 했으며 나를 바라보는 세상사람들의 시선은 저승사자의 눈빛으로 나를 패배자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사람들은 쉽게 이야기할 것이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분명 어딘가에 다른 길이 있을 것이라고! 나도 한때는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나와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하고는 상관없다는 듯 무심코 했던 말들을 지금 내가 듣고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자괴감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의 삶이 계속적으로 성장의 단계를 밟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정체기는 우리 인생의 성장곡선에 등장하기 마련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이 자리까지 왔음도 인정한다. 하지만 알면서도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 몸에 익숙함으로 적응된 반응은 분란을 일으키는 첫 번째 요인이다. 반복되는 자극에 반복적으로 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진 우리의 적응은 더 이상의 창조적인 생각으로 발전하려 하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내면적으로 다음을 준비했어야 했다. 익숙함은 고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약화시키고 회피의 갓길만 인도한다. 성장과 발전의 단계에서 정체기를 만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정체기가 주는 의미에 대하여 사고를 해야 한다. 인정하고 원인을 분석해서 목표를 재설정하는 단계가 정체기다. 슬럼프라 단정하고 지나가기만을 바라서는 안된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준비하고 노력했을 때 다음 단계의 높이로 도약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이론들에 대하여 우리가 알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실이 핑계를 만들어 주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에서의 충실함이 고난과 정체기를 넘겨줄 것이라는 생각이 우리로 하여금 준비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생의 상처에 가장 최고의 치료약은 시간이라고 한다. 그렇게 하루 이틀 시간은 지나가고 마음에도 안정기미기 보이기 시작하고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도서관으로 출근을 하기 시작했다. 여느날과 같은 시간에 집을 나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여느날과 같은 시간에 퇴근을 하면서 뭔지 모를 살아갈 방법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책 한 권 읽지 않았던 지난날을 반성하면서 접하게 되고 그 속에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블로그에 현재의 심정을 올리는 포스팅을 하면서 나름대로 삶의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경제적 안정감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나를 불안으로 몰고 갔다. 이렇게 사는 것이 제2의 삶 '세컨드 라이프 '라고 단정하지는 못할지라도 독서하고 글을 쓰는 것으로 나를 찾고 있는 것은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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