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라이프의 희망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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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리는 것은 빗물 만은 아니다

용용아리 2024. 3. 2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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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이면 괜스레 감성의 수분이 다른 날 보다 많이 올라오는 듯하다. 감성이 현실과의 괴리 속에서 흔들리고 있지만 잠시 손가락을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센치멘털이라고 하는 것이 사랑하는 연인들의 특권이라고 말할 수 없기에 흥건한 감성의 수분을 만끽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한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고개 들어 하늘 한번 쳐다보는 것이 어려운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지만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하늘은 감성이 아니라 현실을 때리는 빗물이었다. 비라도 내려야 하늘을 쳐다보게 되고 맑디맑은 하늘이 꽃단장하고 쳐다봐 주길 바랐지만 나는 고개를 들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하늘에서 나 한번 쳐다봐 주길 바라는 메시지를 빗물과 함께 나를 때리고 있다. 땅바닥에 튕겨서 나의 신발과 바짓가랑이를 적시면서 오늘은 잠시 쉬어가라고 하는 것이다.

'경제학 보다는 감성학'

  우리에게는 자본주의의 경제학보다 감성학이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메말라 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환경오염의 심각성만 부각한다.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온전히 인정해 버리는 것에서 감성의 가뭄은 시작되었고 흥건한 수분은 이미 증발해 갈라지기 시작한 지 오래되었다. 나의 뇌리는 심장을 거치기나 하는지 의문이고 가슴 한편에 있을 거라 생각만 했던 감성을 꺼내고자 하니 수북한 먼지만 피어오른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 잊혔던 감성의 먼지를 털어내라는 신호라는 것을 알았다. 가뭄에 단비가 단기적인 갈증을 해소해 주지만 이내 목마름의 갈구는 현실 속을 헤매게 만든다. 세상사 모든 것이 마음먹기 달려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한 갈증은 감성으로 달래야 한다. 촉촉한 감성에 불을 지피기가 쉽지는 않지만 한번 붙으면 오래간다. 지나온 55년의 열망이 참나무 숯을 만들었고 그 은은한 숯불 위에 트리플 한우의 감성을 구워야 한다. 
사계절이 있음에 얼마나 다행인가? 변하지 않는 외부의 현상이 우리의 일상도 무료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전제하에 계절의 변화가 우리의 삶도 건드려 주고 있는 것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대한민국 사계절을 사랑한다. 계절의 변화는 세월이 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뒤쳐진 발걸음을 재촉해 주기도 한다. 깨어나라는 알람 종소리가 봄으로 다가왔고, 씨를 뿌리라고 비를 내려주고 있다. 시간이 없다고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때를 놓치지 말라고 종용하는 것이다. 감성의 씨앗이 싹을 틀 때쯤이면 당신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 있을 것이다. 가혹한 무더위의 여름이 오기 전에 감성의 논밭에 충분한 수분을 저장하라고 한다. 자연의 섭리를 따라가는 것이 최적의 삶이라는 것은 알지만 가끔씩 놓쳐버린 현실의 텃밭을 일구려는 갈증 때문에 우리는 괴로워한다. 머리가 지끈 거리고 심장이 두근 거리지만 잠시만이라도 창밖을 보면서 내리는 빗물을 마중해 보자.

'감성의 텃밭에 비료 한줌주자'

  지금 하늘에서 내리는 것은 단순한 빗물만은 아니다. 감성의 씨앗이 함께 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잘 받아서 마음의 텃밭에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넘치지 않을 만큼 현실의 공간을 조금만 떼어내어 씨앗을 심어보자. 오늘만 살아갈 것이 아니기에 미래를 위한 씨앗을 파종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섭리를 이해하고 온전히 따르라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신호를 알아채지 못하고 있음을 꾸짖는 거다. 댐을 건설하기보다는 저수지 제방부터 점검하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불행은 본인이 자초하는 것이다. 하늘이 구름을 동반하여 낯빛을 어둡게 하는것, 이슬비처럼 달콤한 비를 내려주는 것, 오늘같이 봄비를 흠뻑 내려주는 것이 홍수나 가뭄을 대비하라는 신호인 것이다. 항상 좋은 것만 제공해 주지 않음을 눈치채라는 신호를 현실의 암막커튼으로 아직도 한밤중인 줄 알고 있는 사람은 나중에 화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 신호를 눈치챈 사람들은 감성이라는 저수지의 문을 여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가뭄이나 홍수의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근육을 만들었기에 건강한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의 곳간을 가득 채우고 눈 내리는 겨울이 따뜻함을 느끼는 그런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겠나.
오늘 같이 하루 종일 비가 오는 날은 그동안 많이 있었다. 다만 내가 우비로 피했을 뿐, 세상은 공평하기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무뎌진 감성의 칼날이 거친 밭의 돌멩이를 떼어 놓기가 버거울지라도 내려칠 수 있는 용기는 있어야 한다. 바위 끝에서 전해오는 손등의 울림이 가슴속 깊은 곳가지 전달될 수 있도록 힘껏 내려쳐 보는 것이다. 칼날이 부러지는 아픔을 두려워하지 말고 책과 학습과 자기 계발의 헝겊으로 칼자루를 감싼다면 그 충격은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자판을 두드리는 손끝이 상사의 눈초리를 무서워하거든 잠시 하늘을 보라. 지금 내리는 것이 빗물만은 아님을 상사에게 일러줘라. 당신이 보낸 시간이 허튼 시간이 아님을 실력으로 보여줄 수 있는 힘을 감성을 통해 얻었다면 경제학상 이득인 것임을 설명해 줘라. 굳이 장화를 신고 우산을 받쳐 들고 밭으로 가지는 마라. 저너머에서 잘 자라고 있을 나의 미래를 위한 비료 한 줌 뿌려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당신의 감성을 존중하고 이 기분을 내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하자. 너나 잘하세요가 아니라 우리 모두 오늘 만큼은 센치한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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