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불러온 감성

 

 

주말 아침에는 평상시 보다 일찍 눈이 뜨여진다. 특별하게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여유 있게 일어나야겠다는 생각 때문인지 오히려 일찍 일어나게 된다. 나이탓인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어서 인지는 모르지만 마음속에 생각의 범위가 넓어진 것은 맞는 것 같다. 오십중반의 나이에 오늘같이 겨울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감성을 떠올릴 수 있을지 조용히 눈을 감아보면 ‘우울하다라는’ 감성이 먼저 다가온다. 자기가 느끼는 감성의 주제가 현재 자기가 처해있는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 본다.

하늘은 흐릿하고 빗방울은 거세지는 않지만 창문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보면서 마음에는 무거운 감정이 쌓여 내리게 된다. 이럴 때는 누군가에게 마음속에 감춰진 슬픔을 털어놓을 수 있는 시간을 갖거나 혼자만의 감성을 글로써 표출해 보는 것도 감성을 지배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비에 젖은 거리를 걷고 싶거나 비를 맞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아니다. 이른 시간이지만 비 내리는 창가에 앉아 나의 마음을 돌아보고 그 안에 감춰진 우울함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감정은 지금을 살고 있는 당신 삶 속의 응어리로 나타날 수 있다. 삶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우울함으로 나타났다고 생각된다면 그것마저도 당신이 품어야 할 넋두리인 것이다.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감정들과 마주하며 나 자신을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갖음으로써 더욱더 성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것이다.

예전에 우리는 이렇게 비가 오는날을 낭만적으로 그리며 지나왔다. 비 내리는 저녁 창가에 앉아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차 한 잔을 마시며 사랑을 그리고 미래를 설계하면서 앞날에 대한 걱정보다는 낭만만을 생각하며 시답잖은 시를 쓰기도 하였다. 빗소리를 들으면 우리의 마음은 여유롭게 편안함에 잠기고 괜히 그 속을 걸어보고 싶은 충동까지도 불러내곤 하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현실이라는 장벽을 이고 내리는 비를 보면서 낭만을 잊어버린지 오래인 듯싶다.. 지금이 아무리 혼란스럽다고 하지만 지난날의 감성을 되살려 봄으로써 가끔은 헛웃음 지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비 오는 날 순수했던 지난날의 낭만적인 감성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오늘같이 비가옴으로써 우리의 외적인 움직임이 줄어들고 내적인 감성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비는 조용하고 침착한 감성을 불러주고 우리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면의 평화를 가져다 준다. 빗소리와 함께 마음은 점점 조용해지고 스트레스와 걱정은 잠시 잊어버리라고 종용한다. 치열했던 세상의 공기를 모두 감싸 대지 위에 내려놓는 빗방울이 어쩌면 우리가 배워야 하는 삶의 기술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고민과 방황의 무게를 무겁게 만들기만 하고 그것을 내려놓을 줄 몰랐던 것이다. 빗방울 핑계 삼아 대지위에 잠시 내려놓고 쉼을 같은 시간이 우리에겐 필요했던 것이다. 오늘이 바로 그날인 것이다. 당신에게 들려주는 위안의 소리에 볼륨을 높여 들어보자. 삶의 속삭임을 차분하고 평화로운 감성으로 들으며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해 보자.

우리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는 다른 이성과 감성을 갖고 있고 이러한 것들에 대한 표현의 방법과 시기가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지금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감성에 옮기는 경우도 있겠지만 자기의 삶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앞서가거나 부정적인 감성을 꺼냄으로써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간의 수많은 감정이 어느순간에 어떤 방법으로 나타날지는 심지어 본인조차도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자신이 처하고 있는 상황여하에 따라 그 감정의 표출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동반자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이를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의지를 잘 붙잡고 있다면 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이 오히려 당신의 미래를 더욱 긍정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과도한 걱정과 예측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현재의 상황과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변화에 대하여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자신의 목표와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평정심을 길러야 한다. 그렇게 자기 관리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인 안정감을 유지해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균형 잡힌 식단, 운동, 스트레스 관리 기술 등을 통해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치부 할 수도 있지만 교과서 적인 언어가 오히려 쏠리지 않는 위안을 주는 경우도 있기에 마음을 다잡고 가능성과 기회를 찾아보자. 불확실하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자면 상상이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패와 오류를 배움의 기회로 삼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를 챙김으로써 불확실성은 성장과 발전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까지 잘 상아왔고 앞으로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는 명제는 변하지 않는다. 하여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고 미래에 대한 대처법을 연구하는 것은 어쩌면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의 감성으로만 가질 것이 아니라 항상 우리의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두어야 할 뜨거운 심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