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보금자리 (1)
세컨드 라이프의 희망여행

오늘도 지친 어깨를 둘러메고 버스에 올랐다. 언제나처럼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쳤지만 글자가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마음속에서 자꾸만 치고 올라오는 아직 버리지 못한 잔재들이 오늘따라 요동을 치고 있다. 명확한 테두리는 없지만 흐릿하게 투영되는 불안과 걱정의 그림자들이 퇴근하는 나의 어깨에 올라타 있는 것만 같다. 그렇게 기억되지 않은 책장을 넘기면서 도착한 집 문 앞에 노란 종이 한 장이 나풀거리고 있다. 마음을 청소하는 방법의 주제로 명상 세미나를 한다는 명상 센터의 광고 전단지였다. 쓰레기를 버리듯 스트레스의 마음을 버리는 빼기 방법이 있다고 예약을 하라고 한다. 마음을 청소한다는 문구가 확 들어온다. 안 그래도 나와 같이 퇴근한 마음의 쓰레기들이 한껏 있지만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걱정하던 차에 내 마..
세컨드라이프의 희망여행
2024. 5. 24.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