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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먹자

용용아리 2025. 2. 1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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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관계유지를 위한 기본은 함께 밥을 먹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한 매개체로 이용되는 밥에 대하여 의미를 부여해 보는 것도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누구와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음식을 함께 나누는 것을 넘어 깊은 의미와 중요성을 지닌다. 밥을 먹으면서 유대감을 강화하고 친구나 가족이나 동료등과 함께 식사를 하며 소통함으로써 더욱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유대를 위한 필수 과정을 우리는 너무나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겉치레식의 '언제 밥 한 번 먹자'라는 이야기를 너무나 쉽게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생존을 위하여 밥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그 생존을 위한 행위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위한 관계형성과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밥은 같이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기고 어쩌다 혼자라도 먹게되는 경우라면 자신의 관계성이 부족하다는 자책을 하기도 한다. 나도 한때는 아니 최근 까지도 혼자서 밥을 먹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물론 집에서야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밖에서 먹을 때는 식당에 혼자서 들어가기를 꺼려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에 대한 의문이 조금씩 풀리는 것 같다. 식사를 혼자서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른이 되어간다는 의미이다. 

어차피 인간은 혼자만의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전제하에 지금 수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날마다 밥을 같이 먹어야 할 약속들이 넘쳐나고 계속해서 만들어 가고자 애쓰고 있다. 하지만 종국에는 이 모든 것들이 그 순간만을 위한 삶의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같은 자리에서 밥을 먹고 있지만 어쩔 땐 눈치를 먹고 어쩔 땐 권위를 먹은 적이 있다. 친구들하고 먹을 때도 비교를 먹었고 가족들과 먹을 때는 책임을 먹었다. 인간의 삶 속에서 밥 한 끼 먹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라고 생각하면서 목구멍에 밀어 넣는 것에만 치중하고 살았던 그동안의 인생에 대하여 의미를 끄집어내어 보자.

이제는 어디서든 혼자서 밥을 먹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른이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과거 직장생활 중에 초창기에는 타인의 삶 속에서 시키는 것에만 따르고 눈치를 보면서 오로지 승진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족과의 식사는 뒷전이고 사회적 관계형성을 위한 식사자리에 열을 올리면서 살았다. 그렇게 수십 년의 생활 속에 책임자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지만 그와 함께 찾아온 것은 외로움이었다. 모든 것에 대한 선택의 순간에 혼자만의 결정으로 책임을 지어야 한다는 두려움과 이를 함께 나누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데서 오는 공허함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누군가와 식사를 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정을 나누고 추억을 만들며 관계의 깊이를 더하는 과정이다. 이러함이 없다는 것은 외롭다는 것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단계가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관계형성의 과정뿐만 아니라 선택의 순간에도 외로움은 적용된다. 지시만 따르던 시절에는 주변을 다 정리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생각도 했지만 결정하고 지시해야 하는 시절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중에 하나가 외로움이다. 외로움을 극복하고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 인생이다. 외로움 속에서 찾아내는 자성의 보물이 더 나은 나로 성장시켜 줄 것이다. 외로움 속에 진정성이 나오고 외로움 속에 자기 계발의 에너지가 생성된다. 세상살이에 소용없는 것은 없지만 부질없는 것은 있다. 그 부질없는 것과 외로움을 교환해야 한다. 혼자라고 느껴지는 외로움에 대하여 우리 인간은 불안해한다. 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하여 부질없는 행위에 기꺼이 자신을 녹여버린다. 아직 어른이 아닌 것이다.

오늘저녁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고 하여 주변을 어슬령 거리지 말자. 가족이 기다리고 있고 어른의 모습인 내가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서 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연습을 하면서 같이 밥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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