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라이프의 희망여행
마음의 창고를 정리하라 본문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치통의 원인인 어금니를 발치했다. 오십오 년을 사용하면서 닳아질 대로 닳아진 어금니가 잇몸과 나란히 하면서 음식을 씹을 때마다 잇몸을 의지하게 되어 붓는 등 치통을 유발하는 바람에 그동안 적잖은 고통을 받고 있었다. 더 이상의 땜질식의 보강은 어렵다는 의사 선생님의 제안으로 그게 좋겠다는 나의 결단이 맞아서 발치를 하게 된 것이다. 마취를 했기 때문에 통증은 없었지만 발치하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철물점에나 있을 법한 펜치를 이용하여 어금니를 잡고 의사와 간호사는 내 머리를 상하좌우로 흔들면서 이빨을 서서히 당기고 있었다. 마치 나무에 박힌 못을 빼듯이 말이다. 인간의 생명체도 한낮 기계와 다름이 없구나! 고장 난 곳을 고치는 과정이 기계를 수리하는 과정이랑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부서져 버린 어금니는 두 동강이의 모습으로 뽑혀 나왔다. 뽑힌 자리는 엄청난 구멍이 생긴듯한 느낌의 공간이 생겼고 이를 채우기 위해서는 놀란 잇몸이 적응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내가 없으면 안돼!
한동안 자리하고 있던 것이 어느 날 사라지고 나면 주변에서는 그것을 인지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스스로가 노력을 한다. 처음에는 있던 것이 없어짐에 놀라기는 하지만 그 놀라움은 신기하리만큼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맞추면서 살아가는 것이 생명체이다. 당분간의 어색함이 있겠지만 이내 곧 적응을 하게 될 것이다. 한때는 이것이 없어진다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날 것처럼 생각되다가도 막상 없어지는 것이 현실이 되고 나면 또 거기에 맞춰서 살아가게 된다. 처음에는 어금니의 빈 공간이 엄청 크게 느껴지고 깊이 박혀 있던 뿌리의 깊이에서 피가 계속되고 있고 혹여 음식이 닿기라도 하면 통증마저 있었지만 그것도 하루정도였다. 그새 적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생존을 위한 적응은 무엇보다도 빠르다고 한다. 가르쳐 주지 않아도 생존을 위한 본능이 반응을 하는 것이다.
내가 아니면 아무도 이일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의 존재는 이조직에서는 꼭 필요한 사람이다.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살았던 적이 있다.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세상은 없다. 내가 없어도 얼마든지 돌아가는 세상에서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대한 갈구함을 보여줘도 그것을 받아줄지 말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어야 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이 있듯이 어금니의 중요성을 알기에 될 수 있으면 유지하고 싶지만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아니기도 하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엄청난 수의 방법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당신이 제시하는 방법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내 것이 옳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감당하지 못할 물건들을 얼마나 많이 쟁여놓고 있는지 자각해야 한다. 쓸데없는 것은 없다고 하지만 지금 당장 쓸데없는 것이 막고 있는 현실의 문제는 어찌할 것인가!
비워야 한다고 하였다. 아직 오지 않은 먼 미래에 대한 걱정과 보이지 않는 결과에 대한 불안감으로 나의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면 지금 당장에 닥친 문제 해결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비움을 해야 한다. 우리는 너무나 조급함을 가지고 살아간다.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당장 보려 하는 습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 닳아빠진 어금니를 유지하느라 그동안 참아냈던 치통과 비용과 시간 등이 제거함으로써 다 해결되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는 포기가 아니라 재생할 수 없음을 알기에 새로움을 주려는 것이다. 소유욕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나친 소유욕이 오히려 소유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욕심의 공간을 비우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채우기만 한다면 진정으로 채워야 할 것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의 창고를 정리하라
우리가 불안감과 두려움에 마음을 비우지 못하는 것은 현대 사회적인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열심히 하면 보장되는 미래의 모습이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버리고 싶지만 버리지 못함으로 스트레스를 주입하고 있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현대사회로부터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다. 내적인 평화와 안정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설계하자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가슴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확인이 필요하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막연함 때문에 소유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정리를 해야 한다. 어렴풋한 근심과 걱정은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다. 현대인들의 속설 중에 빚을 준 자는 불안하지만 빚을 진자는 편하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빚을 준 자도, 진자도 아니다. 그래서 조급함을 가지지 않아도 되고 양심의 가책을 갖지 않아도 된다. 쓸데없는 것은 없다고 하지만 적기적소에 맞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게 마음의 창고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오늘 같이 비라도 오는 날이면 그나마 먼지는 덜 일어날 것이다. 오지랖의 공간을 가장 먼저 살펴라. 그리고 제일 밑에 깔려있는 것부터 끄집어내라.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한 것들을 창고 밖으로 내보는 것이다. 이룩한 것을 버리는 것은 아까울 수 있지만 아직 가슴속에서만 쌓여있는 것을 버리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진즉에 버렸으면 좋았을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우리는 그것들 때문에 속앓이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한계에 달해서야 그것을 느끼는 것은 후회밖에 없다. 다시 한번 후회하지 않는 삶을 바란다면 당신의 창고를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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