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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이지만

세컨드 라이프의 희망여행 2025. 6. 1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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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을 수가 없도록 이 가슴이 아파도 여자이기 때문에 말 한마디 못하고"로 시작되는 노래 가사처럼 과거의 우리 어머니들은 여자로서의 삶이 고달프다는 것을 스스로가 참으면서 살아왔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남녀 간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하여 차이를 두고 살아왔다. 어쩌면 현재도 그러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이러한 사고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났지만 아직도 우리의 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남녀 간의 삶의 위치에 대한 인식은 남아있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행해지는 관습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유교적 사상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 신체적인 구조에서도 남자는 강인함을 표방하고 그로 인해 가정과 사회를 이끌고 보호하는 존재로 인식되어 있고 여자는 남자의 보호아래 가정을 안정시키고 생명을 양육하며 남자를 받들고 지지해야 한다는 유교적 사상에 대하여 논쟁을 하기보다는 같은 인간으로서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남자는 경제적 책임을 지고 여자는 가정을 책임지는 과정에서 남성 우월주의가 차별이라는 병패를 탄생시킨 것이다. 사회 공동체를 운영하면서 각자의 역할분담을 통하여 효율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보기에는 그 과정에서 잘못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이러한 문화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의식 속에 남아있는 남성 우월주의는 내가 남자여서가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의식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남자로서의 삶과 여자로서의 삶이 각기 다를 수는 있지만 서로 간의 갈등과 차별보다는 조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자이기 때문에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자신의 감정을 삭이면서 참아야 하는 사회생활 속에서 남자만의 고충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로서 가사와 출산과 육아에 대한 책임을 다하면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다만 그 가치에 대한 평가가 차별적이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각자의 역할이 의무라는 이름으로 나뉜 듯 하지만 남녀평등사상이 부각되면서 동등한 책임과 의무감으로 현대사회를 운영해 가고 있다. 여성상위의 시대인 것이다.

기 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을 읽으면서 이야기의 무대는 프랑스 인데 꼭 우리 어머니들의 이야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희생을 강요당하는 여성의 삶은 우리나라에서만 적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주인공 잔 은 다분히 유교적인 사상을 가기고 있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현모양처의 삶을 바라기도 했다. 어느 날 잘생기고 훤칠한 줄리앙과 급하게 결혼을 하게 되지만 그가 난폭하고 교양 없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잔의 운명은 고난을 예고한다. 배신의 감정을 느끼지만 결혼하기 전에 상대방에 대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고 그저 외모에 반해 경솔하게 결혼을 하게 된 자신의 운명을 따르게 된다. 남편 줄리앙의  인색함과 학대로 고통을 받지만 아무 저항도 하지 않고 참아내는 삶을 살아간다. 하녀와의 통정을 통해 임신을 시키고 이웃집 유부녀와의 불륜으로 살해를 당하지만 잔 은 자신의 아들 폴 을 바라보면서 고달픈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 아들도 아버지 줄리앙을 닮아 도박을 일삼고 여자들과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 어머니의 재산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어머니들이 그랬듯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는 부모였기에 잔 은 거주하고 있는 집까지 팔아서 아들에게 평생을 떠돌아다니면서 어머니를 괴롭히던 아들은 자신의 아내가 죽자 자신의 아들까지 어머니에게 맡기게 된다. 꿈 많던 해맑은 소녀에서 불행한 결혼생활과 남편의 불륜과 그를 똑 닮은 아들을 뒷바라지하면서 자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늙은 나이에 자신의 손자를 안고 그 얼굴을 바라보면서 모든 것을 체념하듯 인생이란 생각하는 것처럼 행복한 것도 불행한 것도 아닌 것 같다는 말로 그동안의 삶을 회고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커다란 반전이나 의미나 교훈은 없을지라도 한 여자의 일생을 보면서 주체적인 삶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조신하게 자라서 현모양처가 되어라. 착한 사람이 되어라.보다는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하여 노력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라고 했다면 잔의 인생은 달라졌을까? 잘생긴 외모가 나의 삶의 방향을 더 밝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남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여자의 일생이 꼭 여자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의 일생이라는 작품이 있다고 하더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은 자신의 노력여하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딸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삶이 여자로서의 운명이라고 치부하지 않는,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의 삶이 남자로서의 운명이라고 치부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은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가정과 사회 속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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