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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 라이프의 희망여행

날마다 같은 시간에 출근하여 같은 사람들하고 부대끼면서 일을 하는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성공의 길은 다른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업무시간에는 직원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했고 밤이면 먹이를 찾아 밤거리를 배회해야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하고 마음에도 없는 가식을 세상에 뿌리고 다녔었다. 가족보다도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도 나의 성장을 방해하는 경쟁자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의 구현에만 나의 열정을 바치고 있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직장의 물결도 바뀌어 가고 그렇게 빈자리의 높은 계급을 쟁취하기 위한 경쟁을 선의의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곳이 세상이라 것도 알게 되었다. 계급은 계급일 뿐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위치라면 괜찮다는 자위를 하면..

정신없이 길을 걷다가 갑자기 돌아보니 낯선 길에 접어들고 길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쇠똥구리는 자기 몸짓보다 훨씬 커다란 보호막을 굴리고 다니는 것은 자기와 종족을 보존시키기 위한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다. 그렇게 치열하게 쇠똥을 굴리다 보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 작업이 필요할 것이며 잠시 멈춰 서서 쇠똥 위로 올라가 태양빛이 비추는 곳을 기준으로 방향을 잡아간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계획했던 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방향 전환의 타이밍을 언제 어떻게 잡아가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매한 인간들은 지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거기에 얽매여 다른 방향으로의 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