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라이프의 희망여행

세상의 모습을 스케치 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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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습을 스케치 하다.

용용아리 2024. 5. 12.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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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움직이는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여느 날 보다 더 피곤하다는 느낌이 든다. 어제 알코올과의 만남을 하면서 오늘의 에너지를 미리 당겨다 소비해 버린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힐 것 없는 하루였지만, 보이지 않는 문제의 답을 찾느라 생각 속에서는 바쁘게 움직였던 하루였다. 그렇게 또 하루를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내가 천변 산책을 나가자는 제의에 평소 같지 않게 따라나서는 나의 모습이 왠지 낯설다. 천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두 팔을 저으며 열심히들 걷고 있다. 한쪽에서는 에어로빅을 하는 집단이 음악을 신나게 버무리고 있다. 반려견하고 같이 걷는 사람은 계속 무어라 중얼거린다. 강아지가 말을 듣지 않은것 같다. 엄마 아빠를 따라 나온 어린아이는 신나는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천변 다리밑 의자에 앉아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 살아가는 장면을 스케치하고 있다. 엊그제 내린 비 때문에 천변을 흐르는 물줄기 소리가 우렁차다. 다리 위로 지나가는 차들의 굉음을 눌러 버린다.

 

 차이를 인정하자

  천변을 사이에 두고 들어선 아파트에서 나오는 불빛이 아직 오늘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고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의 밤이지만 화려한 불빛은 하루의 마감을 알리려는 듯 재촉을 하고 있다. 이렇듯 세상은 세상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혼자만의 세상 속에서 헤매고 있었을 뿐이다. 어제도 그랬고 내일도 변함없이 세상은 돌아갈 것이다. 저녁바람이 시원하게 간지럽히고 있다. 세상의 향기가 내 몸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다리의 조명이 화려하다. 분명 어제도 이 다리를 건너갔지만 화려함을 알지 못했다. 다리 위에서와 아래에서의 시각적 차이가 있고, 낮과 밤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다. 어쩌면 알면서도 다리 아래로 내려갈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알았어야 했다. 단순한 이분법적 사고의 명제가 아니라 현명한 사고의 기준을 다각화할 줄 알아야 한다. 
  세상을 단순하게 살아가라고들 한다. 복잡한 생각에 사로 잡히다 보면 행동을 해야할 때를 놓쳐버린다고 한다. 하지만 사고의 깊이를 더하여 행동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진행을 한다면 다소 늦게 시작했다 하더라도 빨리 끝마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지금 보이는 세상은 참으로 평화롭기만 하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각자의 사고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가녀린 아가씨가 열심히 달리기 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는 '살을 안 빼도 되겠구먼 저렇게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네!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고의 영역을 열어놓아야 한다.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하라는 이야기다. 아무리 책이나 영상에서 성공적인 삶을 위한 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지만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자기들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책을 팔아서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면 할 말이 없다. 맞는 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의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취할 수 있는 것을 습득하고자 하는 시도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현장을 스케치하라

  세상이라는 광장에 모여서 서로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의 모습은 한정된 것이 아니다. 그동안 돌고 돌아온 시간들도 나의 세상이었고 앞으로 보내야 할 시간도 나의 세상인 것이다. 방법과 사고의 농도가 눌러붙지 않도록 저어주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서 떠밀려 다니는 것을 내가 세상 속에 살아있다고 생각했다. 그곳에서 벗어나는 것이 낙오자가 되고 실패자가 되는 줄 알았다. 명함을 많이 수집하는 것이 성공이라 생각했고 나의 명함이 찢겨지지 않도록 고급스러운 재질로 만드는 것이 성장이라 생각했다. 고독과 외로움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타인에 의한 삶을 살면서 나의 삶이 올바르게 가고 있다고 착각했다. 이미 지나간 삶에 대하여 넋두리를 풀어본다고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외로움을 친구로 맞이하고 진정한 자아와의 만남을 갖고 있는 지금이 있기까지 시행착오의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천변 옆에 자리한 식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막판 힘을 내면서 혈전을 펼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식당 밖으로 나와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자의 자리를 찾아 떠날 사람들이다. 한쪽에서는 술과 음식으로 세상의 고뇌를 한탄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신선한 공기를 흡입하는라 운동에 여념이 없다. 어제의 모습과 오늘의 모습이 다르지만 살아가는 모습은 같다. 내일의 모습은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함께이지만 다른 길을 가는 것이 세상의 모습이다. 평행선을 그으며 세상의 철길을 달리는 기차인 것이다. 넘어진다 하더라도 응원만 할 뿐 당신의 팔을 잡아 일으켜 세워주지 못한다. 옆에서 달리고 있지만 당신 앞으로 추월도 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 길을 갈 뿐이다. 게임의 승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완주가 중요하다. 페이스조절을 통한 완급조정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혼잡함 속에서 혼자로 나와야 한다. 유희와 쾌락 속에서 고독과 외로움으로 나와야 한다. 세상의 모습 속에서 당신의 모습을 찾고 가꾸어 나가는 것이 아름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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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겨줄 이 없지만 언제나 기다려 주는 세상이 있기에 오늘도 나는 만보를 채웠다. 걸었기에 살아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그래서 내일도 세상을 만나러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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