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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등산이다

용용아리 2024. 12. 2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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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등산을 아예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날씨 탓 이라고는 했지만 의지의 부족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현실타파가 먼저라고 자위하고 있다. 얼마 전 가을날이면 자주는 아니었지만 아내에게 강제로 이끌려 등산을 다니곤 했다. 주말이면 집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움직임이 많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싫은 듯했지만 좋은 기운을 받으러 산을 오르는 것에 불만은 없었다. 그렇게 오른 정상에서 느끼는 감동을 경험한 탓도 있기 때문이다. 

 등산을 약속한 아침이면 아내는 분주하다. 에베레스트 산이라도 오를기세로 단단히 채비를 하고 햇빛을 차단하기 위한 많은 장비를 두르는 것까지는 이해하겠지만 등산가방에 물을 비롯하여 과일과 떡 그리고 과자등을 잔뜩 챙기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그 가방을 나에게 지운다는 것이다. 가벼운 복장으로 산의 기운을 받고 몸속에 신선함을 채우고자  하는 등산인데 먹을 것 마실 것 잔뜩 들어있는 등산가방이 거추장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자기 몸뚱이만 가지고 등산을 한다고 해도 힘이 드는데 등짝에 착 달라붙어있는 가방의 무게는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무게를 더하는 것만 같다. 

지금 우리의 삶이 어렵고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당신이 지고 있는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인생이 혼자만의 몸뚱이만 가지고서 살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집어든 것은 나를 지켜주는 몽둥이고 나를 막아줄 갑옷이며 앞으로의 삶을 지탱해 줄 기둥이다. 손은 두 개뿐이고 집어야 할 것들은 갈수록 많이 생기고 우리의 욕심은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양손에 쥔 것도 모자라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서라도 우리는 남들보다 많이 소유하고자 한다. 그러면서 인생은 힘들고 고단한 길을 걷는 것이다라고 토로하고 있다.

 물론 우리가 집은것, 우리가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있는 삶의 도구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당장이 아니고 미래의 것도 있을 것이고 심지어는 필요 없는 것도 있을 것이다.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직 다가오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은 걱정들까지 붙들어 매고 이고 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의 양 어깨에는 짐들이 쌓여만 갈 것이다. 그렇게 쌓아온 인생의 짐들이 이제는 그 무게를 감당하기가 버겁기까지 하다. 이럴 때 우리 옆에 슬그머니 다가온 검은 그림자가 있으니 그것은 '포기'라는 악령이다.

 우리가 무겁다고 느껴지는 등산가방속에는 갈증을 해소해 주는 물이 있고 허기진 배를 채워줄 떡과 과일이 있다. 산중턱에 올라 쉬는 시간이 필요하고 이때 가방 속에 들어있는 삶의 에너지를 꺼내기 위하여 처음부터 가방을 채웠던 것이다. 정상에서 마시는 물 한 모금이 얼마나 달고 시원한지는 경험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너무 힘들어서 포기할까를 몇 번이나 되뇌면서 도착한 정상이기에 물 한 모금이지만 그 자체로 인생성공의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지금 우리가 지고 있는 삶의 굴레를 벗어버리고자 발버둥을 치지만 오히려 더 꼬이기만 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런 기분 때문에 더 힘들다고 생각될 것이다.

 가벼운 등산이라고는 하지만 준비와 계획은 있어야 한다. 등산에 물과 간식을 준비하는 것은 정상까지 가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상정복의 목표를 세웠다면 그에 맞는 준비와 계획을 세우고 알맞은 등산화와 등산복 그리고 물과 간식을 챙기는 것이다. 그렇게 등에 진 물과 간식이 무거울 수가 있다.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숨이 가빠오고 등에진 가방의 무게는 더욱 무겁게만 느껴진다. 정상을 오르기 위해서 짊어진 짐이지만 현실을 맞이한 지금은 힘들고 고달프다고 푸념만 하고 있다.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거나 비울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휴식이고 재충전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물과 간식이다. 힘들게 등에 지고 올라왔기에 맛 볼수있는 상쾌함인 것이다. 지금 우리가 등에 지고 있는 것들이 짐이 될지 휴식과 재충전의 에너지가 될지는 우리 자신의 마음에 달려있다. 힘들고 어렵다고 주저앉아있지만 말고 등에진 가방을 내려놓고 물과 간식을 꺼내어 가방을 비우는 것이다. 처음부터 가볍고 즐거운 인생은 없다. 우리가 가방을 등에 졌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등산을 하다보면 힘들고 어려운 구간들이 많이 있다. 경사가 심한 곳은 밧줄을 부여잡고 올라가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구간을 극복해야 만나는 것이 정상이다. 호락호락하게 정상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이다. 그동안 너무나 열심히 살아서 채워온 가방을 우리의 몸이 감당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허리는 굽어지고 의지는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 그래도 버리지 못하고 비우지 못하는 등에진 짐을 이제는 내려놓아야 한다. 비워야 한다. 그래야 다시 채우고 새롭게 등산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모아온 것에 더 많은 것을 쌓을 것인가? 아니면 비우고 다시 채울 것인가? 힘들거든 비우고 더 쌓으려거든 가방을 바꾸어라.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힘을 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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