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명예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하여 상대방의 인생을 수단으로 이용하여 이뤘다고 한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를 생각해 보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너무나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지금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거나 그 강도를 더하고 있지는 않은지 잠시 생각해 본다. 우리는 개개인마다 추구하는 성공에 대한 열망과 자기 인생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향햐여 나름대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의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범하게 되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피해를 의식하지 못한다. 설사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이용하여 자신의 야망을 이루려 시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이룬 자신의 야망의 성은 모래 위에 지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게 될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로 부터 존경이나 칭찬이나 인정을 받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것을 명예라 칭하고 사회구조의 상류 계급의 가치로 구분하고 있다. 그런 상류계급으로의 상승을 위하여 명예를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은 그리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명예는 비단 개인적인 부분에서의 위치뿐만 아니라 집단이나 가족문화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나 유교문화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뼈대 있는 가문을 강조하며 내세울만한 조상을 찾는 등 과거의 시간에 멈춰있기도 한다. 개인이 명예를 얻은 것은 야망을 이루는 것이다. 야망을 이룬다는 것은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오류는 명예의 유효기간을 단축시켜 준다.
1830년대 프랑스에서는 하층계급과 상류 사회의 구분이 분명했고 상류층에서의 최고의 명예는 왕 다음으로 군인이나 성직자의 지위에 오르는 것이었다. 군인은 빨간색의 군복을 그리고 성직자는 검은 사제복 입었다는 의미에서 스탕달의 "적과 흑"이라는 작품은 자신의 명예를 얻기 위하여 군인이나 성직자가 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는 쥘리엥을 주인공으로 펼쳐진다. 가난한 제재소 아들로 태어난 쥘리엥은 항상 상류사회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었다. 상류층으로 오르기 위한 수단으로 상류층 여인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시장인 레날의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가 가식과 허영심으로 가득한 상류사회의 모습을 보면서도 그런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한 명예를 추구하기 위해 레날 부인을 이용하기로 한다. 사랑이라는 무기를 앞세웠지만 그 속에는 상류층의 여인과 결혼함으로써 자신도 상류층으로 갈 수 있다는 야심이 있었다. 한마디로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다. 순순한 사랑을 베푼 레날부인과는 전혀 다른 꿈을 꾼 것이다.
하지만 쥘리엥과 레날부인과의 관계가 남편 레날에게 들통이 났지만 시장인 레날도 자신의 부인이 바람난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의 명예가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여 파리의 신학교로 쥘리엥을 보내버린다. 쥘리엥은 사제가 되기 위한 마음을 먹지만 그곳에서 만난 후작의 딸 마틸드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와 결혼을 약속한다. 이번에도 쥘리엥은 사랑을 이용한 상류층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야심뿐이었다. 하지만 첫사랑 레날부인의 방해로 결혼은 파기되고 이에 분노한 쥘리엥은 레날부인을 총으로 쐈으나 다행히 죽지는 않는다. 살인죄로 사형당하면서 자신의 야망이 모두 사라진 것을 알고 그동안 출세만을 위하여 달려온 자신을 반성하고 그토록 추구하고자 했던 명예보다 레날부인과의 사랑이 소중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사랑보다 명예가 더 중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얻고자 하는 명예는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경지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무시당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 외부에서 보이는 모습이 좋은 사람이 되는 것, 출세하여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가짐으로써 많이 베풀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등이 나의 명예를 높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나의 가치와 신념에 따라 살고 자기 성찰과 자기 계발로 성장하고 발전된 삶을 살며 자신을 존종하는 내면적 명예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에게 당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여지는 외부의 평가보다는 자신의 기준과 원칙을 준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내가 상대에게 가식을 보이듯 상대방도 나에게 가식으로 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성찰을 통하여 항상 옳음을 추구하려는 용기를 잃지 않는 노력이 가미되어야 한다. 그렇게 얻게 된 명예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높이는 선봉장이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이름에는 명예라는 가치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내 이름을 걸고 사랑하고, 내 이름을 걸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사랑이냐 명예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과 발전의 과정에 함께 해야 할 가치이다.